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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로이 크라통 축제, 신앙과 역사속에서 태어난 강과 하늘의 빛의 축제

by buzzreport24 2025. 8. 31.

태국 로이 크라통 축제 관련 사진


태국 로이 크라통(Loi Krathong)은 매년 음력 12월 보름, 대체로 11월경에 열리는 불교 전통 축제로, 연꽃 모양의 작은 배 크라통을 강과 호수에 띄워 악운을 씻고 새로운 희망을 기원한다. 동시에 치앙마이 북부에서는 코무 로이(Khom Loy)라 불리는 수천 개의 하늘 등이 밤하늘로 떠오르며, 물과 불빛이 함께 어우러진 환상적인 장관을 연출한다. 본문에서는 로이 크라통의 역사적 기원과 불교적 의미, 현장에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의식과 행사,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의 과제와 세계적 의미를 심층적으로 다룬다.

신앙과 역사 속에서 태어난 불빛의 축제

태국 로이 크라통 축제의 기원은 복합적이다. 불교적 전통에서는 부처에게 공양을 올리고, 강물에 초와 향을 띄워 업을 씻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다른 전승에서는 물의 여신 프라 메 콩카(Phra Mae Khongkha)에게 감사를 드리고, 일 년 동안 쌓인 죄와 불운을 깨끗이 씻어내는 의식으로 전해진다. 태국 북부 수코타이 왕조 시대에 한 궁중 여인이 연꽃 모양의 장식을 강물에 띄운 데서 시작되었다는 전설로도 유명하다. 이처럼 로이 크라통은 종교적, 자연적, 역사적 요소가 어우러져 형성된 다층적 전통이다. 로이 크라통은 태국 전역에서 열리지만, 특히 방콕, 수코타이, 치앙마이가 대표적인 명소로 꼽힌다. 방콕에서는 차오프라야 강을 중심으로 장대하고 화려한 불꽃놀이와 다양한 대규모 행사가 열리고, 수코타이에서는 고대 유적지와 사원을 배경으로 전통적인 로이 크라통이 재현된다. 치앙마이에서는 로이 크라통과 동시에 이펭(Yi Peng) 축제가 열려 하늘에 수천 개의 등불이 날아오르는 황홀한 장면이 펼쳐진다. 따라서 로이 크라통은 단순한 불교 축제에 머무르지 않고, 태국의 문화와 역사, 관광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진 국가적 상징이라 할 수 있다.

강 위의 크라통과 하늘의 등불, 그리고 축제의 현장

로이 크라통의 절정은 해가 저물 무렵이다. 사람들은 바나나 잎과 줄기, 꽃, 향, 초로 장식된 크라통을 들고 강과 호수, 운하로 향한다. 연인과 가족, 친구들은 크라통에 자신의 머리카락이나 손톱을 넣어 악운을 담아 보내기도 한다. 초와 향에 불을 붙이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한 뒤 물 위에 띄우면, 수천 개의 크라통이 불빛을 반짝이며 강을 따라 흘러간다. 이는 한 해의 불운을 깨끗이 씻어내고 새로운 희망과 행운을 기원하는 상징적 의식이다. 특히 치앙마이의 이펭 축제는 로이 크라통과 함께 열리며, 태국 북부만의 독특하고 화려한 풍경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하늘로 코무 로이(Khom Loy)라는 큰 종이 등불을 날린다. 수천 개의 등불이 동시에 하늘로 떠오를 때, 하늘은 별빛보다도 더 환하게 빛나며, 참가자들은 장엄한 장관 속에서 간절히 소원을 빈다. 이 장면은 세계 여행자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장면 중 하나로 꼽히며, 국제적 인지도를 높였다. 로이 크라통 축제는 단순히 물과 불빛의 의식에 그치지 않는다. 각 도시에서는 화려한 퍼레이드, 불꽃놀이, 전통 의상 경연 대회, 무용 공연이 이어진다. 방콕에서는 대규모 불꽃놀이가 강 위를 수놓고, 수코타이에서는 고대 사원과 불상을 배경으로 전통춤과 음악 공연이 펼쳐진다. 치앙마이에서는 사원 앞에서 스님들이 의식을 집전하고, 전통 의상을 입은 여성들이 등불과 함께 행렬을 이어간다. 이 모든 요소들이 어우러져 로이 크라통은 단순한 종교의식을 넘어서 빛과 예술, 신앙과 공동체가 하나가 되는 문화 축제로 승화된다. 관광객들도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이 마련된다. 시장에서는 크라통을 직접 만들어보는 워크숍이 열리며, 바나나 잎을 접고 꽃과 초를 올려 하나뿐인 나만의 크라통을 만들 수 있다. 또한 등불에 자신의 이름과 소원을 적고 하늘로 띄우는 체험도 인기가 많다. 이는 외국인들에게 태국 문화의 깊이를 체험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지속 가능성과 세계적 의미

오늘날 로이 크라통은 태국의 대표적 관광 자원이자, 전 세계인의 참여를 끌어내는 국제적 축제로 성장했다. 매년 수백만 명의 내외국인이 참가하며, 숙박, 음식, 교통, 기념품 산업이 활성화되어 경제적 효과도 엄청 막대하다. 그러나 동시에 몇 가지 중요한 도전 과제를 안고 있다. 첫째는 환경 문제다. 과거에는 바나나 잎과 같은 자연 분해 재료로 크라통을 만들었지만, 현대에 들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이 사용되면서 심각한 수질 오염과 쓰레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태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친환경 크라통 사용을 지속적으로 장려하고, 빵으로 만든 크라통을 보급하여 물고기의 먹이가 되도록 하는 방안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대규모 청소 인력이 축제 직후 동원되어 강과 호수를 정화한다. 둘째는 안전 문제다. 수천 개의 하늘등불이 동시에 날아오르면서 화재 위험이 항시 존재하며, 항공 운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지역은 등불 날리기를 제한하거나 허가 구역을 지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통 보존과 안전 확보 사이의 균형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셋째는 상업화의 문제다. 관광객 증가와 대규모 행사가 본래의 종교적 의미를 희석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나 태국인들은 여전히 가족 단위로 강가에 모여 크라통을 띄우며, 고유의 신앙과 전통을 지켜가고 있다. 이는 로이 크라통의 본질이 단순한 관광 상품이 아니라, 여전히 태국 사회와 공동체에 뿌리내린 생활 문화임을 보여준다. 결국 로이 크라통이 담고 있는 본질은 빛으로 어둠을 걷어내고, 물을 통해 죄와 불운을 씻어내며, 새로운 출발을 기원한다는 보편적 메시지다. 이는 종교와 문화를 초월해 인류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철학이다.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수천 개의 불빛은 인간이 언제나 희망을 갈망하고, 공동체와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본능적 열망을 상징한다. 앞으로 로이 크라통은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환경 친화적이고 안전한 방향으로 계속해서 발전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이 축제는 태국인의 정체성을 넘어,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물 위에 흔들리는 밝고 작은 불빛과 밤하늘을 가득 채운 등불은 앞으로도 세계인들에게 희망과 화합의 상징으로 기억될 것이다.